대종회 70년사 발간 실무위원으로 참여하며... 대종회 이사 현상원(전주판관공파 28세) 얼마 전 이야기다. “사장님, 여기 갈비살 4인분이랑 소주요~” 초여름 저녁, 자주 만나는 친구들과의 술자리였다. 대종회 미팅 후 약속시간에 조금 늦은 터라 나의 대종회 활동이 석쇠 위에서 뜨겁게 익어가는 고기보다 더 핫한 이슈가 되어버렸다. “너, 아직도 대종회라는 곳에서 네가 할 일이 있어?” “거긴 나이 좀 들어서 가는 곳 아냐?” “그런 단체가 아직도 있어?” “자의와 타의 중 어느 쪽이 더 많아?” 등등 요즘 사람들에겐 나이 드신 집안 어르신들의 친목모임 정도로만 알려져 있는 대종회라는 곳에 자주 출입하는 내가 내심 궁금한지 다들 한마디씩 던졌다. 간단하게 답하고 화제를 돌리려 했는데 예상했던 것과는 좀 다른 분위기다. 친구들이 꽤나 진지하게 듣고 질문까지 이어졌다. `뭐지? 이 평소와 다른 이 분위기는?‘ 족보에 관련된 장자상속의 역사와 부모의 재산을 나눈 기록인 분재기 이야기며, 상속재산에 따라 제사가 정해진다는 얘기, 부부가 재산을 각자 관리했다는 얘기, 대를 잇기 위해 자식을 주고받았던 이야기에 생각보다 훨씬 더 흥미롭게 반응했다. 관심이 없을 거라 생각을 했던 50대 초중반의 친구들이 꽤나 관심 있어 하는 모습을 떠올리며 그날 했던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유교, 제사 이런 것들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호랑이가 담배를 피웠다고 해도 믿고 싶은 아주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제사문화의 시작은 기원전 13세기 상(은)나라 19대 군주인 반경(盤庚)이 효과적인 통치의 일환으로 기존의 제(帝) 중심의 신관을 조상신 숭배로 바꾼 즉, 종법(宗法:적장자상속제)제가 기원이다. 하지만 급속한 신관체제 변경이 상나라를 망하게 하는 원인이 되었고 `망한 상나라의 백성들이 유민이 되어 떠돌며 장사를 시작했다` 하여 상인(商人)이라는 말이 생겼다. 이후 춘추전국시대에 인간이성에 대한 합리성이 강조되면서 서서히 제사에서 조상신이 사라지게 된다. 논쟁이 꽤나 치열했던 당시의 기록을 몇 가지만 보자. 예기(禮記) 단궁(檀弓)편에 `제사의 예란 오직 상주 스스로 정성을 다하는 것이지, 어찌 신령이 흠향할 수 있겠는가?`(귀신이 없다는 의미) 춘추시대 최고의 학자인 순자는 `제사를, 군자는 인간의 도리로 여기고 백성은 귀신의 일로 여긴다.`(계층간 제사를 대하는 태도가 다름을 보여준다. 지배층은 믿지 않았다는 의미) 묵자는 `귀신은 없다고 하면서 제사는 배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손님은 없는데 접대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과 같고, 고기가 없는데 투망을 던지는 것과 같다.` 등등 2400년 전 제자백가에 의해 조상신의 의미가 상당 부분 퇴색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도 제사를 모신다. 이건 왜 그럴까? 2400년 전에 귀신은 없다고 결론이 났는데 왜 아직도...? 우리는 아직도 조상신의 의미만으로 제사를 지내고 있는 것일까? 아니다. 우리에겐 특별하게 진화된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이 이야기는 추후 지면을 통해 더 해보자. How did NewYork strike you? 뉴욕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이 받는 질문이다. 나 역시도 받았던 질문...첫 방문의 느낌...대종회에 대한 나의 첫 느낌은 어땠을까? 솔직히 오래되고 진부한... 요즘은 사용하지 않는 도구를 만지는 느낌,,, 박물관에 가야 할 문명들을 억지로 꺼내려 하는 부자연스러움. 부정적이라기보다는 단지 아버지 세대에 제작된 오래된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이런 느낌을 바꿀 수 있을까? 있다. 어렵지 않다. 천 년 전 남송의 한족들은 문화적 서열파괴까지 감수하며 사서삼경과 주자가례를 탄생시키지 않았던가? 우리도 잠시 벌어진 문명과 세월의 간극을 다시 좁히는 개편의 과정이 필요할 뿐이다. 이제부터는 선후배들이 함께할 공동의 시간이다. 보다 많은 후배들이 참여해서 다 같이 함께 해야한다. 후배들도 언젠가는 노년의 선배가 될테니까. 요즘 대종회는 연주현씨900년/대종회70년사 발간과 전자족보/홈페이지 개편이라는 몇가지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필자는 백전노장의 훌륭한 선배님들과 함께 실무위원으로 참여하여 활발히 활동중이다. 얼마 전에 친구들에게 답변했던 내용이 생각난다. 대종회활동이 자의반 타의반 이라고 답했던 기억이. 뭐... 지금은 어느 쪽이 더 무거웠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성묘 후에 느껴지는 뿌듯함을 매주 누리고 있으니까.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지구촌 모든 연주현씨들이 함께 모여 소통할 수 있는 전자플랫폼이 탄생된다. 그날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가슴이 벅차오른다. 좀 더 일찍 대종회에 참여했어도 나쁘진 않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대종회가 나이 드신 어르신들만의 모임은 아니었는데. 물론 현실의 모습이 어르신들만의 모임으로 비춰지는 건 부정할 수 없는 팩트다. 하지만 조만간 연주현씨 모든 세대들이 모여서 소통하고,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하는 지구촌 최초의 친족 문화공간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하늘나라에 계신 담윤 할아버님께서도 개편된 전자플랫폼을 방문하셔서 반드시 회원가입도 하시고 로그인도 해서 봐주셨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