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현대식 제사에 대하여

대종회 이사 현영복(병사공 29세)

제사란 조상에 대한 후손들의 공경심과 효심을 나타내는 의식이다. 자라나는 자손들에게는 자신의 근본을 깨닫게 할 수 있으므로 그 의미는 여전히 존중되어야 한다. 현재의 나를 있게 해준 조상들에게 정성껏 예를 올리는 것은 자손의 당연한 도리이다. 우리 집안에서 시행하는 제례형식을 토대로 제사예법에 대하여 제안하고자 한다.

지금은 한글세대가 늘어남과 동시에 한자의 사용빈도가 줄어드는 추세로 보아서 고례(古禮)의 전통제례보다 가정의례준칙을 시행함에 따라 기제(忌祭)의 대상은 제주로부터 2대조(부모, 조부모)까지 하고 신위는 사진으로 하되 사진이 없는 경우에는 지방으로 대신한다. 제수(祭需)는 평상시의 간소한 반상음식으로 자연스럽게 차리고 제사지내는 시각은 매년 사망한 날 해진 뒤에 지내도록 하고 있으며 봉사(奉祀)절차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혼령모시기 : 제주는 분향하여 모사에 술을 붓고 참석자는 일제히 신위 앞에 재배한다.

•잔올리기 : 술잔을 한 번 올리기로 한다.

•축문읽기 : 축문을 읽은 후 묵념한다.

•물림절 : 참석자는 신위앞에 재배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절차는 가례의 근간으로 보아 고례로 행하여 온 속례(俗禮)를 무시하고 간편하게 하는 형식이므로 조상을 섬기는 전통 예법(禮法)이라고는 할 수 없다.

제사의 봉행절차는 대부분 지금도 전통제례 순차와 같이 행하고 있으나 다만 형세에 따라 무축단잔으로 단헌 행사하는 것은 무방하다고 본다.

※제수(祭需)의 준비는 성심을 다하여 분수에 맞게 하면 되고 진설방법은 전례된 가례에 따라 행함이 옳으나 공통적인 기본원칙은 전통의례에 따라 준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① 지방(紙榜) : 지방서식도 한글로 쓰는 지방과 고례로 해온 한문으로 쓴 지방이 같이 쓰이고 있다. 지방자체에 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고 이는 의식에 해당됨으로 지금은 사진이나 초상화가 있으면 모시고 행하여도 무방하다고 볼 수 밖에 없다.

② 축문(祝文) : 제사 때 신위(神位)에게 고하는 글을 축문이라 한다. 이를 단순히 축이라고 한다.

한글세대에게는 무슨 뜻인지 쓰기도 어려운 옛날 축문대신 누구나 쓸 수 있고 통용될 수 있는 축문의 양식이 필요할 것이다. 제사의 대상과 종류에 따라 문장이 달라지기는 하나 격식 문구 등이 거의 고정되어 있어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한문 축문에 한글로 표기되어 있고 그 뜻이 풀이되어 있으니 참고하면 될 것이라 본다.

가) 부모(父母)의 기제사 축문

예문1) ㅇㅇ년ㅇ월ㅇ일 효자 ㅇㅇ는 아버지에게 고하나이다. 아버지 해가 바뀌어서 아버지 돌아가신 날이 다시 돌아오니 영원토록 사무하는 마음이기지 못하여 삼가 맑은 술과 여러 가지 음식으로 공손히 올리오니 흠향하시옵소서.

예문2) 오늘 아버지(어머니) 기일을 맞이하여 생각하옵건데 살아 계실 때 효도를 다하지 못하고 오늘날은 아버지 가르침을 행하지 못하여 죄송하기 한량없습니다. 앞으로 명심하고 더욱 열심히 노력하여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겠사오니 너그러이 용서하시옵고 별로 차린 것은 없으나 정성을 다하여 제수를 올리오니 굽어 살피시고 흠향 하옵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예문3) 오늘 효자 ㅇㅇ는 아버지 제삿날을 맞이하여 감히 고하나이다. 해가 바뀌어 아버지의 제삿날이 다시 돌아오니 지난날의 감회가 깊고 깊어 하늘과 같이 넓은 은혜 잊을 수가 없습니다. 사모하는 마음 이기지 못해 삼가 맑은 술과 제수를 올리오니 흠향하시옵소서.

예문4. ㅇㅇ년ㅇ월ㅇ일 아버지 어머니(할아버지, 할머니) 신위 전에 삼가 고합니다. 아버지 어머니께서 별세하시던 날을 다시 당하오니 사모의 정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에 간소한 제수를 드리오니 흠향하소서.

나) 남편(아내)의 기제사 축문

예문1) 남편(아내)ㅇㅇㅇ은 당신의 신위 앞에 고합니다.

당신이 별세하던 날을 당하니 슬픔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에 간소한 제수를 드리오니 흠향하옵소서.

예문2) ㅇㅇ년ㅇ월ㅇ일 주부 ㅇㅇㅇ은 삼가 고하나이다. 어느 덧 해가 바뀌어 당신이 돌아가신 날이 다시금 돌아오니 슬픈 마음 이기지 못하여 맑은 술과 여러 가지 음식을 올리오니 흠향하옵소서.

예문3) ㅇㅇ년ㅇ월ㅇ일 아내 ㅇㅇ은 당신 영전에 고합니다. 이제 해가 바뀌어 당신이 돌아가신 날이 돌아오니 지난날의 감회가 깊어 슬픈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삼가 맑은 술과 여러 음식으로 공손히 제사 드리오니 흠향하시옵소서.